☆ 풍금이 있던 자리 ☆

정대호 - 혼자서 기다리는 -

푸르른가을 2011. 7. 4. 14:32

 

가끔은 오지 않는 사람을 한 없이 기다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지

그 기다림이 의미하는 걸 생각지 말고

오늘도 그냥 책상에 앉아

가난한 편지를 쓰며

그 가난한 마음으로 가슴 따듯해질  수 있다면

 

가끔은 마음 한 곳이 텅 비어 있어

누군가 와서 채워주지 않으면

마음 아파할 때가 있지

혼자서 산길을 걸으며

누군가 옆에

그림자 하나쯤으로라도 서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지

 

가끔은 나도 창가에 앉아 마냥 기다리고 싶을 때가 있지

오지 않아도

올 것만 같아도

올 것 올 것 올 것만 같아도

괜찮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