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재 - 별 하나 - 밤새 쉬지 않고 달려온 향기로운 별 하나가 모든 이의 가슴을 아주 평화롭게 적시고 있습니다. 오늘은 문득 그가 보고 싶습니다.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12.09
이향아 - 바람만 불어도 - 나는 아무래도 메말랐나보다 바람만 불어도 버스럭거린다 버스럭거리다가 혼자 찢어지고 찢어지다가 혼자 가라앉는 나는 그래도 축축한 편인가보다 바람만 불어도 눈앞 보얗게 막히고 남들 따라 흐느끼기 목이 아프다 바람만 불어도 이렇게 사무치는 바람만 불어도 가슴 미어지는 버스..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11.19
최하림 - 늦가을 - 억새풀들이 그들의 소리로 왁자지껄 떠들다가 지평선에서 그림자로 눕는 저녁 나는 옷벗고 살벗고 생각들도 벗어버리고 찬마루에 등을 대고 눕는다 뒷마당에서는 쓰르라미같은 것들이 발끝까지 젖어서 쓰르르 쓰르르 울고 댓잎들이 바람에 부딪히며서 비명을 지른다 가을날은 흐느끼..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