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목필균 - 여행 떠나기 -

푸르른가을 2011. 12. 12. 23:00

파도처럼 무지한 갯바위도
부서지며 껴안을 수 있고
세월이 아프면
목청껏 울 수도 있게
바다로 가볼까

소나무처럼 숨찬 바람 소리도
다듬어 읽을 줄 알고
마르지 않은 추억 속에
서성거릴 수 있게 산으로 가볼까

들꽃처럼 질긴 그리움에도
무던히 기다릴 줄 알고
아픈 사랑도 삭여서
피어날 줄 알게 들로 가볼까

아무도 날 부르지 않은 곳에서
파도도 되고, 소나무도 되고,
들꽃도 되었다가
겁없이 누워버릴까

 


'☆ 풍금이 있던 자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인숙 - 비 -   (0) 2011.12.18
매일밤  (0) 2011.12.12
이정하 - 갑자기 눈물이 나는 때가 있다 -   (0) 2011.12.09
류시화 - 옹이 -   (0) 2011.12.08
이생진 - 벌레 먹은 나뭇잎 -   (0) 201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