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 "발 큰 여자들은 예쁜 구두 신지 말라는 법 있나요"
http://media.daum.net/v/20120612031407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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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디어다음] 수도권
글쓴이 : 조선일보 원글보기
메모 : 네이비(남색)는 오늘 안 들어왔는데, 주황색도 예뻐요."
지난 8일 오후 3시쯤 오산시 갈곶동 한 여성화 매장. 50㎡ 규모의 가게 안에는 4명의 20~40대 여성들이 자신의 발에 맞는 구두를 고르고 있었다. 가게 주인 박진선(38·여)씨는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구두의 색상과 가격대를 일일이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이곳은 발이 큰 여성들을 위해 255~270㎜까지의 구두를 전문적으로 파는 빅사이즈 여성화 전문점 '슈자이너'다. 온·오프라인에서 여성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 2005년부터 7년째 발이 큰 여성들이 신을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구두를 선보여 연 매출 4억원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가 처음 큰 치수의 여성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다. 원래 발 치수가 250㎜로 여성 기성화 중에 가장 큰 치수를 신어오던 그는 임신으로 인해 발이 부으면서 더 이상 여자 구두를 신을 수 없게 됐었다.
그는 "출산 때까지 남성용 슬리퍼를 신고 다녔는데 여성들 중에 큰 치수 구두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오산대학교 신발과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부터 서울에서 구두회사에 다니고 있던 그는 출산 휴가가 끝나자 큰 치수 여성화 제작을 회사에 적극 건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과연 수요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직장에서 인터넷 쇼핑몰 팀장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아가던 그는 지난 2005년 5월 같은 구두회사에 근무하던 남편 김선일(42)씨와 함께 회사를 나와 온라인 쇼핑몰 '슈자이너'를 창업하고 자신이 구상하던 큰 치수 여성화를 제작·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큰 치수 여성화를 파는 온·오프라인 매장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가 처음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을 때만 해도 발 큰 여성들을 위한 구두를 파는 곳은 찾기 힘든 시절이었다.
그러나 성공할 것이라던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온라인 쇼핑몰은 1년 넘게 거의 수익을 내지 못했고, 재고와 빚은 늘어갔다.
그는 "구두 판매상들이 255㎜가 넘는 우리 구두를 보면서 '그것도 여자 구두냐'고 비아냥거렸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며 "분명 전체 여성 중 20% 정도는 발이 커 기성화를 신을 수 없기 때문에 소문만 나면 매출은 오를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이런 그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한 일간지 패션관련 기사에 '큰 치수 여성화를 파는 슈자이너란 쇼핑몰이 있다'는 내용이 단 한 줄 언급 됐던 것이다. 기사는 한 줄에 불과했지만 인터넷을 통해 큰 치수 여성화를 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저곳에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켤레에 30만~40만원대인 수제화만 신어야 했던 발 큰 여성들이 3만~4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구두를 살 수 있는 박씨의 매장으로 몰려든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오산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도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왔다. 키 170㎝에 발 치수가 265㎜인 윤모(28·여)씨는 강원도 강릉에서 구두를 사기 위해 오산까지 찾아왔다. 윤씨는 "어른이 된 후에는 한 번도 발에 맞는 기성화를 신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윤씨는 매장을 찾은 당일 7~8켤레의 구두를 구입한 것은 물론 가게 주인 박씨와 저녁식사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발 치수가 260㎜인 한 여대생은 취업 면접을 앞두고 기성화가 맞지 않아 서울에서 가게로 찾아와 구두 6켤레를 사갔다. 그런데 다음 날 그 여대생의 어머니가 박씨 가게로 전화를 걸어 "어떻게 딸한테 이런 신발을 팔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박씨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되묻자, 어머니는 "우리 애가 태어나서 이렇게 이쁜 구두를 신은 모습을 처음 봐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제 박씨 가게에는 하루 수십명이 구두를 사기 위해 찾아오고, 국내는 물론 러시아와 중국에서까지 온라인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빚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생계를 걱정하던 그는 이제는 월매출 3000만~4000만원의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자신의 발에 맞는 예쁜 구두를 신고 싶다는 당연한 욕구를 억눌러왔던 여성들이 우리 가게에서 사간 구두 한 켤레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이제는 215㎜의 작은 구두 판매까지 영역을 넓혀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발에 맞는 편안한 구두를 신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8일 오후 3시쯤 오산시 갈곶동 한 여성화 매장. 50㎡ 규모의 가게 안에는 4명의 20~40대 여성들이 자신의 발에 맞는 구두를 고르고 있었다. 가게 주인 박진선(38·여)씨는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구두의 색상과 가격대를 일일이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이곳은 발이 큰 여성들을 위해 255~270㎜까지의 구두를 전문적으로 파는 빅사이즈 여성화 전문점 '슈자이너'다. 온·오프라인에서 여성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 2005년부터 7년째 발이 큰 여성들이 신을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구두를 선보여 연 매출 4억원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 [조선일보]빅사이즈 여성화 전문점‘슈자이너’대표 박진선씨가 오산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큰 치수 구두를 보여주고 있다. /최영호 객원기자 yhpress@chosun.com
그는 "출산 때까지 남성용 슬리퍼를 신고 다녔는데 여성들 중에 큰 치수 구두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오산대학교 신발과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부터 서울에서 구두회사에 다니고 있던 그는 출산 휴가가 끝나자 큰 치수 여성화 제작을 회사에 적극 건의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과연 수요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직장에서 인터넷 쇼핑몰 팀장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아가던 그는 지난 2005년 5월 같은 구두회사에 근무하던 남편 김선일(42)씨와 함께 회사를 나와 온라인 쇼핑몰 '슈자이너'를 창업하고 자신이 구상하던 큰 치수 여성화를 제작·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큰 치수 여성화를 파는 온·오프라인 매장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가 처음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을 때만 해도 발 큰 여성들을 위한 구두를 파는 곳은 찾기 힘든 시절이었다.
그러나 성공할 것이라던 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온라인 쇼핑몰은 1년 넘게 거의 수익을 내지 못했고, 재고와 빚은 늘어갔다.
그는 "구두 판매상들이 255㎜가 넘는 우리 구두를 보면서 '그것도 여자 구두냐'고 비아냥거렸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며 "분명 전체 여성 중 20% 정도는 발이 커 기성화를 신을 수 없기 때문에 소문만 나면 매출은 오를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이런 그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한 일간지 패션관련 기사에 '큰 치수 여성화를 파는 슈자이너란 쇼핑몰이 있다'는 내용이 단 한 줄 언급 됐던 것이다. 기사는 한 줄에 불과했지만 인터넷을 통해 큰 치수 여성화를 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저곳에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켤레에 30만~40만원대인 수제화만 신어야 했던 발 큰 여성들이 3만~4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구두를 살 수 있는 박씨의 매장으로 몰려든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오산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도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왔다. 키 170㎝에 발 치수가 265㎜인 윤모(28·여)씨는 강원도 강릉에서 구두를 사기 위해 오산까지 찾아왔다. 윤씨는 "어른이 된 후에는 한 번도 발에 맞는 기성화를 신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윤씨는 매장을 찾은 당일 7~8켤레의 구두를 구입한 것은 물론 가게 주인 박씨와 저녁식사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발 치수가 260㎜인 한 여대생은 취업 면접을 앞두고 기성화가 맞지 않아 서울에서 가게로 찾아와 구두 6켤레를 사갔다. 그런데 다음 날 그 여대생의 어머니가 박씨 가게로 전화를 걸어 "어떻게 딸한테 이런 신발을 팔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박씨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되묻자, 어머니는 "우리 애가 태어나서 이렇게 이쁜 구두를 신은 모습을 처음 봐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제 박씨 가게에는 하루 수십명이 구두를 사기 위해 찾아오고, 국내는 물론 러시아와 중국에서까지 온라인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빚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생계를 걱정하던 그는 이제는 월매출 3000만~4000만원의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자신의 발에 맞는 예쁜 구두를 신고 싶다는 당연한 욕구를 억눌러왔던 여성들이 우리 가게에서 사간 구두 한 켤레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이제는 215㎜의 작은 구두 판매까지 영역을 넓혀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발에 맞는 편안한 구두를 신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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