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상식

※ 인사법 ※

푸르른가을 2010. 12. 17. 13:20

12월과 1월은 '인사'의 계절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덕담이 여기저기서 오간다. 그런데 자칫 잘못된 인사는 오히려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든다.

여컨대 '할아버지, 100세까지 사세요'라는 표현이 그렇다. 물론 만수무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그러나 수명 얘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서글픔에 빠질 수 있다. '딱 100세까지만 살라'는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올바른 인사법을 숙지, 괜한 오해를 사지 말자.

◇송년·신년 인사법

 

송년 인사는 상대방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뜻을 담으면 된다. '올 한해 보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올 한해 수고 많았네(아랫사람에게)'로 표현하면 적당하다. '고마웠습니다'라는 과거형 표현은 굳이 쓸 필요 없다.

여기서 자주 틀리는 말이 있다. 바로 '감사드립니다'라는 표현이다. 감사는 드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냥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나 이보다 고유어인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가장 좋다. '축하드립니다'도 같은 원리다. 그냥 '축하합니다'라고 하면 된다.

신년 인사로는 주로 절을 한다. 이때는 별도의 인사말이 필요 없다. 절 자체가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도는 무방하다. 수명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절을 하기 전, '세배 받으세요' 같은 명령조 말은 삼가야 한다.

◇문상 인사법

문상 시 엉터리 인사는 유가족을 두 번 울릴 수 있다. 대표적 예가 '호상(好喪)'이라는 말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이 단어는 상주에게 쓰면 안 된다. 아무리 친해도 안 된다. 사람이 죽는데 좋은 죽음은 없다.

위로를 해준답시고 '10년이나 병으로 고생하셨는데 잘 돌아가셨죠 뭐'라고 말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사망 경위를 물어서도 안 된다. 굳이 친한 관계라면 이 모든 것을 장례가 끝난 뒤 말해야 한다.

애도를 표하는 말도 경우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망극(罔極)'이란 말은 부모상에만 사용해야 한다. 고분지통(叩盆之痛)은 부인상에, 천붕지통(天崩之痛)은 남편상에, 할반지통(割半之痛)은 형제자매상에 써야 한다. 자녀상일 때는 참척(慘慽)이나 참경(慘景)이란 말을 사용하면 된다.

이 모든 게 헷갈린다면 그냥 '얼마나 슬프십니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로 말하면 된다. 이는 모든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표현이다.

충북일보 임장규 기자/ 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