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임성춘 - 쉰살 즈음에 -

푸르른가을 2011. 7. 3. 10:30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게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 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 아홉, 마흔 여덟, 마흔 일곱 ...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눈물이 난다


내 나이 쉰 살


변하지 않은 건
생겨날 때 가져온
울어도 울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