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아래 지방에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천안에 사는 동생이 병원에 입원 했는데,
보러 올라 오는 중이라고,
거기 온 김에 내 얼굴도 보고 싶다고 시간 되면 내려 오란다.
애들 아빠 심부름을 해 놓고.
전철을 타고 내려 갔다.
처음에는 서서 갔는데,
가다가 보니 자리가 나와서 편안히 앉아 갔다.
그러다가 옆자리에 앉은 오십대 중반도 넘어 보이는 시커먼 아저씨의 스마트 폰이 눈에 들어왔다.
풍경 사진을 열심히 보면서 넘기시는 것을 되풀이 하고 계시는 아저씨.
그렇게 한참 하시더니,
이번에는 카카오 톡을 날리신다.
아저씨: 무엇하고 있어 여보
부인 : 드라마 보고 있소(있오)
아저씨 : 여보 드라마 재미 있어 나 안보고 싶어
부인 : 왜 안보고 싶어 바보야?(봐보야?)
아저씨 : 여보 보고 싶어 많이 사랑해 (만이 사랑해)
부인 : 보고싶음 보면 되지
.
.
.
.
.
아저씨 : 천안에서 내려서 전화 할게
부인 : 알았어.
남의 사생활을 훔쳐 본 것은 미안 하지만,
그 내용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혼자 웃음이 나왔다.
나중에 그 아저씨가 천안에서 내리 셨는데,
크지도 않은 키에 투박해 보이는 그 모습 보면서
속에 담겨진 마음을 읽은 후라 그런가
나도 모르게 계속 웃음이......
아마 그 근처 사람들이 그때 내 얼굴을 봤다면,
약간 정신이 이상한 아줌마가 아닌가 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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