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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민 선생님과 화성을 둘러 보다!

푸르른가을 2011. 12. 8. 18:11

 올해 인문학 마지막 강의이자,

김학민 선생님의 마지막 강의가 있었던 오늘!(12월6일)

가까이 살면서도 지나치기만 했던 곳

 "수원 화성" 일대를  선생님의 해설과 함께 둘러 보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간략하게 몇군데만 짚어서 둘러보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는 집으로 돌아 왔는데,

이렇게 설명이 곁들여진 문화재 답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은데 싶어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더군다나 강의실에서 그냥 편하게 끝내 버릴 수 도 있었을텐데도, 선생님께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저희를  인도해 주신거거든요)

 

-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아니고, 센타에서 퍼왔습니다 -

 

선생님께서 이런 저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돌아서면 잊어 버리는 몹쓸(못 쓸) 머리라서 기억 나는 것들이 별로 없습니다만,

대충 생각 나는대로 몇가지만 적어 볼까 합니다.

 

중국에서 만리 장성을 쌓을때는 무보수로 15살에 강제로 끌어다가

60살 넘어서까지 밥만 먹이고 평생 일만 시켰지만,

정조대왕께서 수원화성을 축조할 당시 일했던 사람들은

강제노역이 아닌 임금을 줘 가면서 일을 시킨 덕분에 10년을 잡고 계획했던 화성축조가

5년 몇개월만에 이뤄지는 성과를 거두셨다고 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도 한나절 일하는 것은 떼어먹는 일이  허다한데,

그때는 한나절까지도 다 기록해서 인건비(임금)을 지불했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하신 분인가요.

성을 지키는 병사들이 겨울에 추울까봐 불지피는 곳도 설계에 넣으신

그런 마음 따뜻한 분이시랍니다.

암튼 그 당시 시대에서 세계적으로 따져 보자면,

계획도시가 세 곳인데,

그 중에서도 우리 수원 화성이 으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과학적이고 실용적이고, 합리적으로 지으셨다는 말씀이죠.

 

화성행궁 주차장 쪽으로 해서 쭈욱 올라가서

(올라가는 계단 길은 하늘공원 올라 가는 기분이었습니다만 저질체력으로 좀 힘들었어요)

수원이 내려다 보이는 서장대(?)에서 보면

요즘 유행하는 둘레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 안에 민가들을 부숴 버리지 않고, 그대로 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도 해주셨답니다.

적이 쳐들어 와서 전쟁속에서도 백성들의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보고

감탄해서 전심이 한풀 사그라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 설계하셨다는 얘기도 있다더군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되기 전에 답사 나오신분들이 설계도를 보시고 

이것만 봐도, 다른것은 볼 필요도 없다고 (조금 과장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하셨다는 후문도 있답니다.

 

방화수류정에 대해서도 말씀 해 주셨는데,주변의 경관도 수려하고 아름다워서 전시목적 이외에도

쉴 수 도 있는 여유도 즐길만한 곳이기도 하고,

길게 보면 용의 형상이라고 할 수 도 있답니다. (그 말씀 듣고 보니 정말 용 같기도 했습니다)

 연못 안 용의 입에 해당하는 부분에 볼썽 사납게 소나무를 두그루 인가 심어 놨는데,

옛날에는 없었고, 다시 공사 하면서 심어 놓은 것인것 같은데,잘못된 것 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서울에서 오자면 첫 관문인 "장안문"을 광화문 보다 크게 지으신 것도 다 이유가 있답니다.

서울에서 부터 행차해서 관료들을 다 끌고 내려와서

'장안문"의 기세에 눌려 기를 죽이려는 그런 뜻도 있으시다고.....

종로라는 지명은 서울의 종로만큼  크게 키우고자 하는 그런 뜻이 담겨 있다고 하더군요.

우만동이 생긴 유래는 화성 공사 중에 무거운 것을 들어 나를 수 는 없어서 소를 이용했는데,

공사가 끝난 다음 소를 다 나눠주고 3년 후에 송아지 한마리씩으로 갚으라고 했는데,

새끼 못낳고,죽어 버리고, 훔쳐 가버리고  해서,

소가 없는 사람들은 소를 사서 내놔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시장"이 생겼고,

수원갈비도 생기게 된것 아닌가 그렇게 본답니다.

 

참! 화홍문 뜻이요 "무지개문" 이라고 합니다!

홍이 "무지개 홍"이라는데,

"무지개 문" 예쁘죠!!!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들으면서

성곽을 둘러 보니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재밌게 보낸 한나절 이었습니다.

둘러보고 나서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먹느라 바빴던 맛있는 집

행궁동"골목집"도 나중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그 골목길에 벽화도 그려져 있고,

찻집도 있는데

혼자 간것이 아니고 단체로 움직여야 해서

부랴 부랴 왔거든요.

 

 

 담당 선생님의 모험 정신으로 처음 접하게 된 인문학 강의

한 교수님께서 일주일에 한번씩 네번씩 강의를 해주시고,

함께 강의 들었던 분들은 다 모르는 분들이었고,

아침마다 나가기 싫어서 꾸물 거리면서 늘 지각도 하고,

강의 들으면서 하품도 하고 그랬지만,

교수님들의 좋은 강의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참, 김학민 선생님은

음식문화학교 교장 선생님 이십니다

혹시 음식과 문화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들은 블러그 주소 올려 놓을테니 한번 가 보세요.

문화랑 음식이 어우러진 여행 재밌을것 같지 않나요^^

 

 

김학민 선생님 블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