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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매거진 - 여자에게 필요한 8명의 친구 - 리빙센스

푸르른가을 2012. 4. 8. 09:57

친구와의 우정이 정신적인 만족감은 물론 비만과 우울증,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혼과 육아 등으로 가정 이외의 인간관계는 단절하고 사는 여자들에게 친구는 건강마저 지켜주는 존재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여자에게 필요한 8명의 친구는 과연 누구일까?

 

우리가 친구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홀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孤獨死)가 두려워서만은 아니다. 달려와 눈물 흘리는 사람 하나 없는 휑한 자신의 장례식장이 부끄러울까 걱정해서도 아니다. 친구는 세상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팔팔하게 살아 있는 생(生)의 시간을 위해 필요한 존재다. 인생이란 쇼가 현재 진행 중인 무대에서 나와 함께 그 숨 막힐 듯한 긴장감과 끝나고 난 다음의 뿌듯함, 적막해진 무대의 쓸쓸함을 나눌 존재…. 이런 이유로 관계를 맺고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와 행복을 찾는 여자에게 친구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얼마 전 미국의 건강 매거진인 < 프리벤션 매거진 > 에서 '모든 여자에게 필요한 8명의 친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표했다. 남편의 부족함을 채워줄 연하의 남친이나 명품 백 하나쯤 기분으로 사줄 빵빵한 재력가 친구를 떠올렸다면 실망이 크겠다. 8명의 친구는 의외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상식선상의 존재들이다.

첫 번째 친구는 '오래된 친구'다.

세월이 지나면 남는 건 사진과 친구뿐이라 하지 않던가. 오래된 친구는 연애사로 괴로워하던 나를 위로해줬고 술에 취해 전봇대 앞에서 컥컥거리던 추한 내 뒷모습도 지켜봤다. 그 친구와의 사이에는 둘만이 나눈 비밀이 있다. 그들과는 늘 전화로, 카톡으로, 문자 메시지로, 페이스북으로 일상을 공유하며 산다. 최근 15일간 거의 매일 채팅을 나눈 사람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라는 대학 연구도 발표되었다고 하니 친구 중 옥석을 가리는 기준을 삼아봐도 좋겠다.

두 번째 친구는 '새로 사귄 친구'다.

나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그들과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신선한 정보도 얻는다. 아이의 친구 부모나 문화센터 강좌에서 만난 옆자리의 누군가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나와 비슷한 배경과 성향을 가진 친구가 아닌 그들로부터 삶의 다양성을 경험할 기회를 얻는다.

세 번째 친구는 '운동 파트너'다.

현대인들에게 운동은 끼니보다 더 챙겨야 할 필수 요소가 되었다. 육체와 정신의 균형 잡힌 건강을 위해,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질 높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운동은 싫어도 해야한다. 운동 목표를 세우고 함께 경쟁하며 지속해나갈 친구가 있다면 자신의 삶이 건강해질 확률은 확실히 높아진다.

네 번째로는 정신적인 공감을 나눌 '솔 프렌드'가 필요하다.

나와 '통'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대화가 얼마나 즐거운지 우리는 잘 안다. 살 맞대고 살아도 다른 행성에 사는 이방인일 뿐인 남편보다 척 하면 착 알아듣는 친구가 든든하다. 그들과 종교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거나 명상을 하며 산다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고 한다.

또래들끼리만 친구가 된다는 촌스러운 생각을 바꾼다면 '젊은 친구' 역시 여자에게 필요하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과 서로에게 조언을 해주며 같이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어간다. 인생의 선배로서 삶의 노하우를 전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정보를 그들로부터 얻는다. 연하의 남친이 있다고 색안경부터 쓰고 볼 일은 아니다.

여섯 번째 친구는 선뜻 공감하기 어려운 '남편의 친구'.

남편을 둘러싼 또 다른 인간관계 속에 들어감으로써 여자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단다. 그런 맥락에서 시댁 가족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도 중요하다. '시'금치도 먹고 싶지 않게 만든다는 시댁과 사이좋게 지내기가 쉽진 않지만, 남편을 통해 형성된 관계들과 사이좋게 지냄으로써 여자는 소속감을 느낀다.

일곱 번째 친구는 '엄마'다.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저미는 존재인 엄마는 여자에게 증오와 질투, 미움의 대상인 동시에 절절한 사랑으로 강하게 묶인 애증의 대상이다. 그리워하다가도 만나면 으레 싸우고 마는 사이라면 엄마의 태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는 내게 잔소리하는 사람으로 인정하고 그 태도를 바꾸려 들지 않으면 진실한 친구는 멀리 있지 않다. 내 곁에 머물 시간이 한정된 친구이니 그 소중함은 더 크다.

마지막으로 모든 여자에게는 '나 자신'이라는 친구가 필요하다.

특히 가족과 친구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은 뒷전인 우리나라 여자들은 자신만의 인생과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스스로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떠올려보고 일상 속에서 실천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자들은 속상한 일이 생기거나 슬플 때 친구를 찾아 수다를 떨며 상황을 이겨낼 때가 많다. 친구란 여자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본능적으로 필요로 하는 존재와도 같다. 실제 가족 간 유대보다 우정이 장수를 돕고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달콤한 간식거리에 탐닉하고 홈쇼핑 채널 앞을 지키기보다는 친구를 찾는 일이 여자의 삶을 바꾼다.

 

 

진행: 임상범 기자 | 사진: 김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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