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이외수 - 구름걸린 미루나무 -

푸르른가을 2010. 7. 29. 17:18

구름걸린 미루나무 -  이 외 수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


" 나이만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