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이영춘님의 시

푸르른가을 2010. 11. 19. 14:39


                                                                       

   

 

아침에 창문을 여니
화단의 풀들이 일제히 일어나
나를 쳐다 본다
사람들
서로 관심밖으로 밀려난 세상에서
너희들이 나에게
내가 너희들에게
잔잔한 눈길 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오늘은 참 행복하다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여름 날 한 바탕 소나기가 지나간 후
새 파란 잎파리들이 칼날처럼 일어서
하늘하늘 세상만물과 교감하고 있을 때,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새벽 눈 밭에
새 발자국 몇 개
볼우물처럼 웃고 있을 때,

이 세상 갓 태어난 아가의 울음소리가
고요한 한밤의 정적을 깨며
하늘을 가로 지르고 있을 때,

그대 처음 만나 환상의 꽃을
피우던 자리에서 그 꽃무늬 따라
홀로 슬픔을 지우고 있을 때,

지나간 모든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있다

한 여류시인은
전화를 받을 때마다 상대편이
"어디 있어?"라고 물으면 "길 위에 있어"
라고 대답한다
참, 시적으로 아름다운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라 생각되어 "길 위에 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얻었다
우리가 살아서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길
문학으로 가는 길
죽음으로 가는 길
천당으로 가는 길
지옥으로 가는 길
사람으로 가는 길
보이지 않는 수많은 길 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의, 무엇인가의
길을 찾아 떠나고 있다

우리는 일평생 길 위에 서 있다

 

  

 

 


이영춘 / 중고등학교 교사, 시인

출생
1941년, 강원 평창군
데뷔
1976년 '월간 문학' 등단
학력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경력
1994년한림정보산업대학 교양학과 강사
1991년교육전문직의 교육연구사, 춘천여자중학교 교감
수상
1999년 춘천시민상 문화부문 수상

 

이영춘 약력


●강원도 평창군 봉평 출생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76년 제19회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제3회 윤동주 문학상 수상    ●제29회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1987)
●춘천 시민상(1999) 문화 예술부문    ●제10회 경희문학상(1993년) 수상
●시집 / 《종점에서》, 《시지포스의 돌》, 《귀 하나만 열어놓고》, 《네 살던 날의 흔적》,
《점하나로 남기고 싶다》, 《그대에게로 가는 편지》, 《난 자꾸 눈물이 난다》, 《슬픈 도시락》
●수필집 / 《그래도 사랑이여》 상재
●현재 : 원주여자고등학교 교장 , 한림산업정보대학 출강

 

http://blog.daum.net/dduckzone/2261165?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dduckzone%2F2261165(떡향기님의 블러그에서 퍼옴)

오랫동안 활동을 안한 블러그라서 댓글도 못달게 되어 있어서 그냥 퍼왔다.

 

 

` 이름만 보고는 남자분인줄 알었는데, 검색해 보니 여자분 이시다.

"사라지는것은 아름답다: 라는 시 어제 발견한 시인데, 참 좋다......

이영춘 시인의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leeyoungchoon.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