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아침에 창문을 여니
화단의 풀들이 일제히 일어나
나를 쳐다 본다
사람들
서로 관심밖으로 밀려난 세상에서
너희들이 나에게
내가 너희들에게
잔잔한 눈길 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오늘은 참 행복하다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여름 날 한 바탕 소나기가 지나간 후
새 파란 잎파리들이 칼날처럼 일어서
하늘하늘 세상만물과 교감하고 있을 때,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새벽 눈 밭에
새 발자국 몇 개
볼우물처럼 웃고 있을 때,
이 세상 갓 태어난 아가의 울음소리가
고요한 한밤의 정적을 깨며
하늘을 가로 지르고 있을 때,
그대 처음 만나 환상의 꽃을
피우던 자리에서 그 꽃무늬 따라
홀로 슬픔을 지우고 있을 때,
지나간 모든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있다
한 여류시인은
전화를 받을 때마다 상대편이
"어디 있어?"라고 물으면 "길 위에 있어"
라고 대답한다
참, 시적으로 아름다운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라 생각되어 "길 위에 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얻었다
우리가 살아서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길
문학으로 가는 길
죽음으로 가는 길
천당으로 가는 길
지옥으로 가는 길
사람으로 가는 길
보이지 않는 수많은 길 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의, 무엇인가의
길을 찾아 떠나고 있다
우리는 일평생 길 위에 서 있다
http://blog.daum.net/dduckzone/2261165?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dduckzone%2F2261165(떡향기님의 블러그에서 퍼옴) 오랫동안 활동을 안한 블러그라서 댓글도 못달게 되어 있어서 그냥 퍼왔다.
` 이름만 보고는 남자분인줄 알었는데, 검색해 보니 여자분 이시다. "사라지는것은 아름답다: 라는 시 어제 발견한 시인데, 참 좋다...... 이영춘 시인의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leeyoungchoon.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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