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이영춘 - 떠나는 것은 아름답다 -

푸르른가을 2010. 11. 19. 15:35

떠나는 것은 아름답다



긴 여운의 고동을 울리며
배가 포구를 떠날 때
사루비아 붉게 불 타고
코스모스 흐드러진 쨍쨍한 가을 날
긴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그 사이를 달리고 있을 때
더러는 배웅하고 돌아서는
쓸쓸한 사람들의 쓸쓸한 뒷 모습
그 위로 더욱 공허한 가을비가 내릴 때

떠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몇 년간 내 마음 심었던 마음 밭이
와르르 한 순간에 무너져
알싸한 향기로 남을 때

<1999년 10월 kBS. 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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