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최하림 - 늦가을 -

푸르른가을 2012. 10. 8. 23:15

억새풀들이 그들의 소리로 왁자지껄 떠들다가

지평선에서 그림자로 눕는 저녁

나는 옷벗고 살벗고 생각들도 벗어버리고

찬마루에 등을 대고 눕는다

뒷마당에서는 쓰르라미같은 것들이

발끝까지 젖어서 쓰르르 쓰르르 울고

댓잎들이 바람에 부딪히며서 비명을 지른다

가을날은 흐느끼면서

끝을 모르고 흘러간다고 할 수 밖에 없다.

 

#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오늘 발견한 시라서 오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