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들판으로 터진 길 위에서 중얼거려본다.
나무 나무 종달이 지빠귀 어치 씀바귀 민들레 강아지풀……
내 몸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한다.
손가락 끝 발가락 끝에 초록색 물감이 들기 시작한다.
뻐꾸기 뻐꾸기 할미새 보리똥열매 참빗나무 하눌타리……
내 몸이 더욱 더 작아진다.
온몸에 초록색 물감이 든다.
드디어 나는 한 마리 초록의 벌레가 되어 나무 이파리 위를 기어간다.
이제 나무 이파리는 드넓은 벌판이다.
더듬이를 세워 허공을 휘저어본다.
모처럼 맑은 하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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