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오순태 - 나는 나무가 좋습니다 -

푸르른가을 2011. 9. 15. 00:31

 

나는

나무가 좋습니다.

 

혼자 서서

생각하는 나무

 

새가 날아와

가지에 똥을 누고 가도

바람이 잎을 마구 흔들어도

말없이 서서

하늘 향해 기도하는

나무

 

나무의 몸에

가만히 들을 기대면

따스한 체온이 묻어나는 것 같고

 

잎을 만지면

손은 온통

초록물이 드는 것 같은

나무

 

나는

나무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