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을 걷다가 본다
여름내 푸르렀던 열정은 어딘가에 숨고
막 당도한 가을이 덩굴처럼 나무를 오르고 있는 풍경
잎이 조용히 깊어지고 있는 풍경
푸르렀던 그 여름은 어디로 갔는가
뜨거웠던 여름의 흔적은 숨어버리고 없다
죽을만큼 끓는 열정도,
넘치도록 물오른 잎의 소리도 낮아져 가고 있다
바뀐다는 것, 변한다는 것은
희미해진다는 것이다
숨는다는 것이다
잊혀진다는 것이다
잎맥에 켜켜히 숨겨 둔 그리움을
매운 바람이 부는 겨울 어디쯤에서
참지 못하고 덜어내고 마는 것이다
시인의 마을 에서 퍼옴
'☆ 풍금이 있던 자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용택 - 해지는 들길에서 - (0) | 2011.10.26 |
---|---|
김태준 - 손 - (0) | 2011.10.26 |
양애희 - 사랑하는 동안 나는 늘 외로웠다 - (0) | 2011.10.19 |
윤성택 - 여행 편지 그리고 카메라 11- (0) | 2011.10.13 |
정성태 -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 (0) | 2011.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