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임보선 - 소금꽃 -

푸르른가을 2011. 12. 20. 12:24

햇빛이 좋았다
바람도 좋았다
참고 또 참았던 세월
먼 기다림도 좋았다


이렇게 준비하도록 도와준
하늘이 더 좋았다
그래서
그래서 그 하늘을 감동 시켰다

살아가는 것도            
살아지는 것도

가슴속
밀물이 왔다가 썰물이 왔다가
끝없는 몸부림 흰 거품 같고


가라앉은 태산 같던 바위
씹으며, 삼키며, 울부짖으며
할퀴고 간 거대한 소금밭에


어느 날, 신새벽
아무도 모르게 가만히 와보니
짭쪼름한 땀으로
소금꽃이 피더라

- 2011. 12.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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