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2010.8.5.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글. - 두분 모습이 이뻐서 퍼옴 -

푸르른가을 2010. 11. 13. 13:22

결혼 4년만에 받은 프로포즈.... [172]

조회 3750510.08.05 00:53

Lucifer kyh**** Lucifer님프로필이미지

8월3일... 

어제는 우리신랑 생일이였습니다...

결혼한지 4년차부부... 

늦게결혼해서.. 지금 늦둥이를 임신한지 6개월...

거기다 일주일전 넘어지면서 인대가 늘어나서

일주일동안 걷지도 못하고 고생좀하고 이제 겨우

혼자 걸어다니네요.....


다리도 아프고 날도더우니 아무것도 하지말라는신랑...

그냥 미역국에 밥이나 한술말아먹자고 하네요....

그래도 생일인데 먹고싶은거 해준다니...

아침에는 토스트를 해달라하고 점심에는 미역국에 밥...

저녁은 오랫만에 데이트하자고 연극을 보자고 하더군요...

연극보고 맛난거 먹고들어오자는 신랑....

생일이라고 출근도 안하고(자영업입니다 ^^;;) 저랑 하루종일

데굴거리면서 놀다가 연극이 5시꺼라면서 3시쯤 준비하라고 하더군요...

정말 오랫만에 연극보러 가는거라 들뜬마음에 옷도 이것저것 입어보고

화장도 곱게하고... 그렇게 출발했죠...


혜화동에가니 좀 일찍 도착했더군요... 4시 30분...정도...

소극장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서 기다려야 겠구나 싶었는데

극장으로 내려가보자는 신랑....

내려가보니 직원이 있더군요....

아직 시간이 안됐지만.. 첫손님이니 들어와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무대가 제일 잘보이는 자리로 안내해주더군요...

그런데 이 극장에서는 첫손님에게 음료수와 팜플렛을 무료로 제공해준다고

신랑보고 따라오시라고 하네요...  오~~ 좋군...  하면서 기다리는데

오지않는 신랑...  좀전에 그직원이 다시오더니...  신랑분 곧오실텐데..

심심한 틈을 타서 다음 연극예고편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이런것도 하나 싶어서...  알았다하고 기다리는데...

시작하는 영상이 영~~ 이상하더군요....

왠지 결혼웨딩 동영상을 보는듯한 분위기랄까....

꽃잎이 날리면서.. 제목은 러브레터.........  

그때까지 저는 정말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제목이 사라지고 처음 등장하는 사진.............

전.. 그사진을 보는순간.....  1초도 안걸리고 빵터져버렸네요.....

눈물이.........ㅠㅠ

그 사진은....  이제 4개월후면 태어날 울 복뎅이(태명)에 초음파 사진........

그사진이후 등장하는 결혼식사진... 신혼여행사진...

여행다니면서 찍은 사진들..............

정말...  제대로 본사진은 하나도 없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흐느껴 울어버리고 말았어요....

사진이 다 지나가고난후..등장한 신랑에 얼굴....  영상 메세지네요.....

뭐라고 했는지 우느라 제대로 못듣고... 마지막에 사랑한다는 말만 정확히들었어요...

영상이 다끝난후 무대에 커텐이 올라가고.......

눈앞에 나타난건.....  온갖풍선과.. 촛불로 장식된 테이블과.. 꽃다발을 들고있는 울신랑...

ㅠㅠ  당장 뛰어내려가서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둘이 정말 아무것도 없이... 반지하 월세방부터 시작하느라..

변변한 프로포즈 없이 동거1년만에 혼인신고하고 결혼식을 했죠...

한번씩 신랑 바가지 긁고싶을때.... 난 프로포즈도 못받고 결혼했다고

땡깡아닌 땡깡을 부렸었는데...


벼르고 벼르던 프로포즈를 울신랑 본인생일날 준비했네요...

보름전부터 예약을 해놓고 영상편지도 준비하고.... 

저만을 위해 노래도 준비해서 불러주고....

이노래 준비한다고 혼자 노래방도 갔었답니다. ㅎㅎ

결혼예물 변변치 않았다고.....

본인평생 처음 사봤다면서...작은 다이아 반지까지 준비한신랑.......


극장들어가서 처음부터 모든 이벤트가 끝날때까지...

정말 펑펑울다가 나온거같네요.....  (이거 다 촬영했다고 cd만들어 준다는데

큰일났다는..... )

 

3년동안 맞벌이하면서 살다가 1년전 우연히 신랑이 개인 사업을 하게됐고...

그일이 잘되서 지금은 회사도 그만두고 전업주부하면서 남편이 벌어다 주는돈으로

알콩달콩 살고있어요....

정말 하나에서 열가지 버릴거 없는 우리신랑... 

마누라 즐겁게해주는 낙으로 산다는 우리신랑...

이런 깜짝 서프라이즈를 준비해놨을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1시간에 이벤트가 끝나고...  레스토랑 까지 예약해놓은 신랑....

근사한 저녁까지 먹고 정말 하늘에 붕떠있는듯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네요....


결혼전에 프로포즈를 받았다면 오늘처럼 이런 감동은 덜했을듯합니다....

4년간 살면서... 서로 힘들게 시작했고... 힘들때도있었고.. 행복했던일도 있었고...

그런일들이 하나하나 주마등 처럼 지나가면서 더 감동백배가 된듯합니다....


집에오는 내내 신랑과 손을 꼭 잡고 왔네요.... 

우리 더도말고 덜도말고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서로 사랑하면서 살자고......

 


그런데......  저.....어쩔수 없는 아줌마 인가봅니다.....

울먹이면서도....신랑한테 물어보고말았네요....

돈 얼마 들었냐고.. ^^;;;;;;;;;; 

우리신랑 제가 그거 물어볼줄 알았다고 하면서 웃네요.....


어제전... 아니 지금도전.... 앞으로도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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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 신랑입니다 [41]

조회 652410.08.05 12:07

천사 pjjy**** 천사님프로필이미지

어젯밤에 노트북 앞에서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마눌님.

뭐하는지 궁금해서 기웃거리면 저리가라고 소리치더이다..

가끔 아고라에 와서 글을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하는 저는 아침에 올라온 이글을 보고 깜짝놀랐네요.

아고라엔 얼씬도 하지 않던 마눌님이 왠일로 글을 올리셨는지...ㅎㅎ

 

지나온일을 돌이켜보면

정말 가진것 하나도 없이 부모도 없고 돈도없고 세상에 이런 한량이 없었는데

뭘믿고 나랑 덜컥 결혼을 허락했는지...

물론 저한테는 천사같은 여자였지요.

하늘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아서 덥썩 물었드랬죠 ㅎㅎ

 

결혼전에 같이 식사를 하면서

"평생 니 밥만 먹어줄께"

이말을 전 프로포즈라 우겼습니다.

눈을 흘기는 아내는 억울하다며 이 결혼은 반댈세~~!!!를 외치고 ;;

 

내가 원하는 프로포즈는 돈이 들어가야 했지만

그때엔 정말 그 돈이 아깝고...없었고...젠장젠장...

 

그래도 큰 불만없이 나를 믿고 살아준 마눌님에게

저는 해줘야 할께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서프라이즈 프로포즈였구요...

거금(?)을 들여서 혜화동 소극장 빌리고 이벤트 준비하고

작지만 다이아반지도 준비하고...

결혼 4년만에 정식으로 프로포즈했네요.

박명수의 '바보가 바보에게'란 노래도 열심히 준비해서 불렀지만

감정에 울컥해서 제대로 불러주지도 못했습니다 ;;

 

미천한 나를 믿고 살아준 제 아내입니다.

정말 요즘 여자들은 상상도 못할 환경에서도

꿋꿋이 나를 믿고 따라준 아내 입니다.

이런 아내를 어찌하오리오...ㅎㅎ

 

제 목숨 다바쳐 사랑해야지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한 세가지는

당신을 만난것, 당신을 사랑한것, 당신과 결혼한것 이라고

그녀에게 편지를 읽어주면서

저도 울었습니다....

 

이 마음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면서 살것이고

이 행복이 깨지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복뎅이 엄마~~

평생 너만 사랑한데이^^;;

 

ps. 아우... 염장글 지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