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김성충 - 인연 -

푸르른가을 2011. 2. 10. 00:08

인 연      
                       詩 김성충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렸다.
누구를 기다리는 지도 모른 채.

수많은 사람들이 만나게 되지만,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는 않는가 보다.

어떤 이는 옷깃만,
어떤 이는 눈길만.

그리곤, 흙먼지처럼
미련 없이 잊고 사는데.

잔잔한 호수에
우연히 던져진
돌멩이 같은 그대는
쉼 없는 물결이 된다.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렸다.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 지도 모른 채.

날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모두 기다려지지는 않는가 보다.

어떤 이는 잠시만,
어떤 이는 잠깐만,
마음이 머물고 마는데.

바람꽃으로 피어난 그대가
내내 바람으로 맴돌아도

조금 더,
조금 더,
기다려지는 것은

숙명처럼 그대를 받아들인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