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박희자 - 가슴에 안기라고 한다 -

푸르른가을 2011. 2. 10. 02:39

가슴에 안기라고 한다


                           박희자



붉으스레 홍조 띤 얼굴로 
반갑게 인사하는 너의 모습에
마음 열어 가슴 열어 너와 함께 한다


함께하자던
사랑한다던 그 말
진정 믿어도 되는가!
마음을 주고도 또 주고도 못다 준 마음
어디에도 둘 곳 없는데
그냥 머물라 한다.
아무 말 하지 말고
그냥 머물라 한다.


기다리라고 한다.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너는 모르는가!
아무 말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다.


구름도 바람도
작은 고깃배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아무 말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 너의 말
그 말은
너의 가슴에 온전히 안기라는 말
나는 아무 조건 없이 너에게 안기련다.


나의 마음 전부 가져간 너
기다리라면서 이내 사라지는 너
아프다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이렇게 가슴 아플 줄 알았다면 사랑하지 말 것을.


나의 모든 것을 가슴에 안은 너
이것이 진정한 사랑인 것을
또 오겠다는 너의 말
부푼 가슴으로 너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