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고 싶다 - 김정한
이름도 모르는 어느 한적한 마을에 가고 싶다
세상 묻은 때 다아 씻어버리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첫 모습으로 살고 싶다
비가 오면 둑길도 거닐어 보고
바람이 불면 언덕 위로 올라가
구수한 사투리와 검게 탄 얼굴을 보며
꿋꿋하게 버티며 사는 삶의 도전도 배우며
힘들게 살아온 지난날을 파헤쳐
정겨운 입담 속에 다아 흘려버리고 싶다
내가 누군지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알려고 하지 않는
넉넉한 인심과 때 묻지 않은
사람들 틈에서 살다가
내가 사는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
김정한시집 -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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