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복효근 -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

푸르른가을 2011. 7. 23. 14:15

 

 

아쉬은 대로 단지내 상가 옆에 텃밭에 토란 - 여기다 물방울 좀 떨어 뜨려야 하는데 했더니 딸래미가 웃었다 -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복효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되나




* 여기에 문태준 시인이 붙인 말 *

부럽다. 이런 맑은 사랑이 있을까.
토란잎에 궁구는 물방울 같은 사람이 있을까.
그처럼 뒤가 말끔한 사랑이 있을까. 그런
사랑이 당신의 마음에 다녀간 적이 있는가.
그러나 부러운가. 헌 이불을 친친 말아 덮고 늦잠 자는 사람도 좋다.
아침마다 아이처럼 잠투정하는 당신도 좋다.
눈곱 낀 눈을 겨우 비벼 뜨며,
나를 처음 맞이하는, 칭얼거리는 당신이어도 나는 좋다.


#.
몇년전에 이 시를 다른 곳에 적어 두었었는데,

 이번 연꽃잎을 보면서 생각나서  다시 검색해서 옮겨와봤다.

궁글다는 말은 뒹굴다의 경상도 방언이고

구르다의 전남 방언이란다. - 다음 국어 사전 -

그러고 보면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이 멋은 좀 있는것 같다?! (지금 막 생각난 지극히 개인적인...)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