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도종환 -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

푸르른가을 2011. 8. 18. 17:16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가슴을 저미며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눈물 없이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벌판을 지나
벌판 가득한 눈발 속 더 지나
가슴을 후벼파며 내게 오는 그대여
등에 기대어
흐느끼며 울고 싶은 그대여

눈보라 진눈깨비와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쏟아지는 빗발과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견딜 수 없을만치 고통스럽던 시간을 지나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 얼마전에 "아포토테"님 블러그에서 본 시인데,

오늘 검색해서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