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김순천 - 저물녘 강가에 서면 -

푸르른가을 2011. 8. 18. 09:55

오렌지 빛 노을이 무릎을 덮는
강가에 서면
내 마음도 강물이 되어 흐르고 싶다

동맥경화에 시달리는 도심을 벗어나
바쁘게 살아온 시간의 숨을 고르고
잔잔한 고요를 만나고 싶다

때때로
삶의 의식들이 풍파를 만들어도
이내 물결로 밀리는 흐름 그 안에 함께이고 싶다

가슴에 움켜쥐려고만 했던 것들
흘려보내지 못한 후회 많아도
고통조차 아득한 흔들림 그 자유의 몸짓이고 싶다

어쩌다 강한 바람 불어와 허전함 가득해도
고개 돌리고 태연히 흐를 수 있는 여유
그런 강물 같은 나이고 싶다

- 문학의향기- 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