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용혜원 - 여름날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 -

푸르른가을 2011. 11. 28. 23:45

 

 

 

여름날 갑자기 소낙비 빗속을 한번쯤은 걷고 싶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을 마냥 걸으면

온몸의 열기를 다 빼앗긴데도 마음은 편해 오기 때문입니다.

 

서로 먼저 흘러내리려고 아우성치는 물들의 외침에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싶어하는 목소리들이 다 들어있습니다.

 

비를 맞아 청승맞은 모습인데도 속이 시원해 살 것만 같고

기분이 좋아 자꾸만 허허로운 웃음이 나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노래 부르면

그럴 듯한 언어들이 실처럼 나오는 듯 하고

이대로 어디론가 떠나 가고만 싶은데

한참을 걷다가 내가 서 있는 곳은 언제나 집 앞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