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안성란 - 12월 이라는 종착역 -

푸르른가을 2010. 12. 18. 16:09

12월이라는 종착역

정신없이 달려갔다.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달려간 길에
12월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니
지나간 시간이 발목을 잡아 놓고
돌아보는 맑은 눈동자를
1년이라는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아 놓았다.

생각할 틈도없이
여유를 간직할 틈도없이
정신없이 또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남겨 버린다.

지치지도 않고 주춤거리지도 않고
시간은 또 흘러 마음에 담은 일기장을
한쪽 두쪽 펼쳐 보게 한다.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 하는 인생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리는 삶이라지만
무엇을 얻었냐 보다

무엇을 잃어 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인생을 그려놓는
일기장에 버려야 하는 것을
기록하려고 한다.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두가지 모두 중요하겠지만
둘 중 하나를 간직해야 한다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
많은 시간을 잊고 살았지만
분명한 것은
버려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싶다.

하나 둘 생각해 본다.
버려야 할것들에 대하여
나는 12월을 보내면서
무엇을 버려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