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금이 있던 자리 ☆

조병화 - 늘, 혹은 -

푸르른가을 2011. 4. 6. 09:13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