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었다
바람이 너무 포근하고 햇살은 왜 그리도 맑은지
벌써 봄이 온것도 모르고 우중충하게 보냈다는 생각을 했다
걷다가 길에서 들려온 노래가 어찌나 좋던지 그만 나도 모르게 따라 불렀다
나도 모르게 조금 크게 옆에서 들릴 정도로 흥얼흥얼...
그러다가 내가 볼일 봐야 하는곳까지 왔는데
그만 그곳에서도 흥얼흥얼
아~~~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주책맞은 행동을?
그런 생각이 들자 혼자서 웃음이 피식피식 나왔다
벌써 봄이 왔었는데 난 잊고 살다가
갑자기 오늘 이시간 부터 내 마음 가득 봄이 찰것만 같다
큰일이다.
해마다 주체 못하는 이 설레임이 또 다시 찾아 왔으니 말이다
햇살 만큼이나 좋은 봄을 보내야 되는데
우울하지 않은 봄을 맞이 하고 싶다
지금 마음에는 어디 여행도 가고 싶고
오랫동안 연락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야 될것 같은 생각도 들고
또 나만의 일도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요즘 마음이 좀 공허한것 같기도 하고 그랬는데
아마도 봄이 오려고 그랬던것 같다
이 봄에 무엇으로 그 공허한 마음을 다 채워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서 책을 한권샀다
전에는 자주 들렀는데 언제부턴가 좀 뜸했던것 같았다
오늘 그곳에서 갑자기 젊음과 복잡함
그 모든것들이 좋게만 느껴졌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그 옛날 동성로 서점앞에서 친구를 만나고
책을 고르고 그리고 차를 마시고
오늘은 그 시절로 돌아 갈수는 없지만
대신해줄수 있는 다른 젊음을 봤을때
마음이 붕뜨면서 한결 가벼워 지는것 같았다
아... 갑자기 사랑 하고 싶어졌었다
그 젊음과 밝음이 너무 이뻐서 바라보다 눈물이 날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그 한구절만 계속 흥얼거리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 큰소리로...
봄날의 외출이었다
눈물나게 외로울 때가 있어
비라도 내리면 그 외로움 깊이를 더해 쓸쓸히 홀로 맞이하는 저녁,
어둠 속으로 하나 둘 흐릿한 추억이 떠오르고
곁에 누가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어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섞여 걸어가면서도
정말 외롭고 허전할 때가 있거든
그럴 땐, 눈물나게 외로울 땐 하늘을 볼꺼야
고개 들어 두 눈 가득 푸른 하늘을 채워 볼꺼야
밤이라면, 쏟아지는 별들을 받아서
가슴 안에 차곡차곡 쌓아 볼꺼야
눈물나게 외롭다고 생각되면 하늘을 봐
거기 너처럼 쓸쓸한 누군가도 어디 먼 곳에서
또 하나의 슬픔으로 피어 올라 맺혀 있을 거니까
그럼 외롭지 않겠지
공유하는 동안에 슬픔도 나뉘어 외롭지 않겠지
눈물나게 외로울 땐 하늘을 볼꺼야
그래서, 내 슬픔 줄어들 수 있다면
네 아픔 치유할 수 있다면
깨끗하고 맑은 시선으로 하늘을 우러를 거야
눈물나게 외로울 땐 친구야
하늘을 봐..
눈물나게 외로울 땐 하늘을 볼꺼야 / 詩 장세희
04.07.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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