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필균 -11월의 편지 - 지구가 뜨거워졌는지 내가 뜨거워졌는지 아직 단풍이 곱다 갈색 플라타너스 너른 잎새에 네 모습이 서있고 11월이 되고서도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꼬깃꼬깃 접힌 채 쓸려간다 모니터에 네 전령처럼 개미 한 마리 속없이 배회하는 밤이 깊다 네가 그립다고 말하기보다 이렇게 밤을..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1.01
한결 - 너는 내게 ....... - 일상에서나 꿈속에서나 그저 떠 올림 하나 만으로도 너는 내게 축제가 된다 새카맣게 칠해진 밤 하늘에 새카맣게 많은 보석으로 반짝임이 되고 그리움이 된다. 눈을 뜨고 있거나 눈을 감고 있거나 너는 언제나 내게 단 하나뿐인 그리움이다 - 한결님 - 의 블러그에서 퍼옴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31
이생진 - 외로울 때 - 이 세상 모두 섬인 것을 천만이 모여 살아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욕심에서 질투에서 시기에서 폭력에서 멀어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떠있는 섬 이럴 때 천만이 모여 살아도 천만이 모두 혼자인 것을 어찌 물에 뜬 솔밭만이 섬이냐 나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8
정완영 시조 - 난 암자(庵子)로 살고 싶다 - 이렇게 사람의 정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은 푸른산 뻐꾸기 울음도 , 눈이 부신 흰 구름도 아득한 궁궐로 두고 난 암자(庵子)로 살고 싶다.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8
박재삼 - 나는 아직도 - 나는 아직도 꽃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찬란한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만 저 새처럼은 구슬을 굴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놀빛 물드는 마음으로 빛나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만 저 단풍잎처럼 아리아리 고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빈 손을 드는 마음으로 부신 햇빛을 가리..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8
나태주 - 행복 -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8
도종환 -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방품림처럼 바람을 막아주지만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서 있는 나무처럼 그대와 나도 그렇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이 맑아서 산 ..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8
나태주 - 뒷모습 -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소리 찌르레기 울음소리에게..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8
홍경임 -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서산에 걸린 노을을 보고 외로움을 느낄 줄 알기 때문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반짝이는 봄날 햇님의 눈부신 웃음아래 언 땅을 뚫고 나온 초록에서 하얀 겨울을 읽을 줄 알기 때문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은 하늘을 안을 수 없어 파도치며 울..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8
김선진 - 다리 - 가장 건너기 힘든 건 이 산과 저 산을 잇는 구름다리도 아니요 이쪽 강과 저쪽 강을 접붙이는 나룻배도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천근 같은 마음의 다리.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