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재 - 별 하나 - 밤새 쉬지 않고 달려온 향기로운 별 하나가 모든 이의 가슴을 아주 평화롭게 적시고 있습니다. 오늘은 문득 그가 보고 싶습니다.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12.09
이향아 - 바람만 불어도 - 나는 아무래도 메말랐나보다 바람만 불어도 버스럭거린다 버스럭거리다가 혼자 찢어지고 찢어지다가 혼자 가라앉는 나는 그래도 축축한 편인가보다 바람만 불어도 눈앞 보얗게 막히고 남들 따라 흐느끼기 목이 아프다 바람만 불어도 이렇게 사무치는 바람만 불어도 가슴 미어지는 버스..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11.19
최하림 - 늦가을 - 억새풀들이 그들의 소리로 왁자지껄 떠들다가 지평선에서 그림자로 눕는 저녁 나는 옷벗고 살벗고 생각들도 벗어버리고 찬마루에 등을 대고 눕는다 뒷마당에서는 쓰르라미같은 것들이 발끝까지 젖어서 쓰르르 쓰르르 울고 댓잎들이 바람에 부딪히며서 비명을 지른다 가을날은 흐느끼..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10.08
이해인 - 당신도 꽃처럼 아름답게 흔들려 보세요 - 아름다운 것들에 깊이 감동할 줄 알고 일상의 작은 것들에도 깊이 감사할 줄 알고 아픈사람 슬픈 사람 헤매는 사람들을 위해 많이 울 줄도 알고 그렇게 순하게 아름답게 흔들리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더욱 아름다워질수 있답니다. 당신도 꽃처럼 아름..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10.07
은산스님 - 거울 - 내 얼굴을 보려고 거울을 봅니다. 나를 보려고 거울을 봅니다. 지금 내 앞의 사람이 내 거울 입니다. 그 사람에게서 내가 비쳐집니다. 은산스님 -부산 금선사 주지 - # :핸드폰에 부지런히 입력 해 놨다가 메모지에 옮겨 적어 뒀다가 블러그에 옮겨 적었으니 세번 적는건가..ㅎ (이거 입력해..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08.26
싹수님 - 꽃비를 맞다 - 꽃비를 맞다. --싹수 왜 이렇게 늦게 도착했느냐고 꽃들에게 묻고싶었는데 우리에게 오느라 힘들었을 것 같아 숨이라도 돌리라고 ♣♣♣♣♣♣ 내일 말하자고 ♣♣♣♣♣♣ ♣♣♣♣ 그렇게 했더니만 ♣♣♣♣ ♣♣♣ 치사하게 이러는게 어딨냐? ♣♣♣ ♣ 이럴 줄 알았다면 ♣ ♣ 오자..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07.13
김승희 - 갑자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이 들렸다 - 폭설의 밭속에서 살고 있는것들! 백설을 뻗치고 올라가는 푸른 청보리들! 폭설의 밭속에서 움직이고 있는것들! 시퍼런 마늘과 꿈틀대는 양파들! 다른색은 말고 그런색들 다른말은 말고 그런 소리들! 하루를 살더라도 그렇게 사흘이나 나흘을 살더라도 그렇게! # 김승희 시인님은 어떻게 ..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06.13
최승자 - 기억하는가 - 기억하는가 우리가 만났던 그날 환희처럼 슬픔처럼 오래 큰물 내리던 그날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최승자 시집 [기억의 집] 중에서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06.13
김다연 - 개망초 - 보기에 작다고 보기 흔한 잡풀이라고 함부로 뽑지 마라 그의 가슴에도 기다림의 씨앗이 묻혀있다 오만을 버리고 질기게 피워 올린 한 톨의 소금 꽃 그도 귀한 손님이다 # : 6월 5일 지하철 역에서 발견한 시 ☆ 풍금이 있던 자리 ☆ 2012.06.08